아성 = 고구려의 내성? 가타부타

꽃가루노숙자 님께서 말씀하신, 아성이란 말이 고구려의 내성을 아성으로 불렀다는 데서 연유했다는 말에 흥미가 생겨서, 좀 더 찾아봤습니다.


먼저 고구려 발해학회의 '고구려 천리장성을 찾아'라는 여행기.
http://www.koguryo.org/sogilsu/travel/cholli-10.htm
여기의 연개소문의 아성 설명에 보면 축조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네요.

그 다음은 경상일보의 '미인의 동굴'이라는 연재 소설.

http://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8342
여기에는 "역사적으로 아성은 고구려 대장군이 거처하는 성곽의 중심부를 가리키는 말로, 송(宋)나라 때 사마광이 지은 《자치통감》의 〈당기〉 편에는 "고구려 아성에 올라 맞서 싸웠다(登高句麗牙城拒戰)"라는 기록이 있다. " 라고 했는데

엔사이버 백과 ( http://www.encyber.com/search_w/ctdetail.php?masterno=757523&contentno=757523 )에는 "곧 장군이 거처하는 성곽의 중심부를 가리키는 말로, 송(宋)나라 때 사마광이 지은 《자치통감》의 〈당기〉 편에는 "아성에 올라 맞서 싸웠다(登牙城拒戰)"라는 기록이 있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냥 따로 쓰였다고 보기에는 두 출처의 문구가 너무나 똑같은데,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다르네요. 어느 쪽이 어느 쪽을 짜깁기 한 것인지는 명백하니까 넘어가겠습니다.

그 외에, 고구려가 신라의 견아성(犬牙城), 즉 '개 엄니 성'을 공격했다는 백제 기록도 있습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이 싸울 당시의 지명이 지금 우리나라 지명처럼 별 의미도 없이 한자 발음으로 불리고 있었다고는 생각하기 힘들고, 일반적으로 평탄한 곳의 지명이 견아, 혹은 개 엄니같은 특이한 이름이었다고 생각하기도 힘듭니다. 아마도 성, 혹은 (산성이라면) 그 성이 위치한 산의 모습이 개 이빨같이 생겼기에 견아성이라는 이름이 붙은 게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구글에서 牙城이라는 단어로 검색해보면, 수많은 지명 (주로 중국 쪽)이 나옵니다. 즉, 성에 '엄니'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서, 아주 흔한 지명이라는 것이죠.



최근의 고구려 관련 자료에는 보통 아성이 고구려 특유의 내성이라고 하고 있습니다만, 대부분 현대의 해석일 뿐이고, 고구려의 내성만을 아성이라고 하는지, 중국에서 내성을 흔히 아성이라고 불르고 있었기 때문에 고구려의 내성도 아성이라고 불렀는지, 아니면 기록에 남아있는 그 성 (연주성)의 내성의 고유 명사가 마침 아성이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료를 찾기 어렵습니다.


결국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는 건 '연주성 (백암성)의 내성을 아성이라고 기록한 사료가 있다' 뿐인 것 같네요.

덧붙여서 거의 모든 해석이 '대장이 있는 성' 혹은 '가장 중요한 성'이라고 되어 있지, '벽돌을 이빨 모양으로 맞물리게 쌓은 성'이라는 주장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적어도 통설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나의 독서 취향 테스트 잡동사니


독서 취향 테스트는 여기



취향 설명
 

열대우림 외곽에 위치한 사바나 기후는 독특한 건기가 특징. 수개월간 비 한방울 없이 계속되는 건기 동안 사바나의 생물들은 고통스러운 생존의 분투를 거듭한다. 가뭄과 불에도 죽지 않는 강인한 초지를 기반으로 수많은 야생 동물들이 번성하는 '야생의 천국'인 동시에, 혹독한 적자생존의 장이기도 하다. 이곳은 또한 고대 인류의 원시 문명이 발생한 지역이기도.

건조한, 절제된, 강인한 생명력. 이는 당신의 책 취향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 죽음의 건기를 대비하는:
    죽음의 건기를 대비하는 생물처럼, 치밀한 계획 하에 쓰여진 정교한 책을 선호. 책이란 무릇 간결하고 정확한 내용이어야 함.

  • 대초원 위의 야생동물 같은:
    사바나의 고양이과 육식 동물처럼 유유자적 고상한 취향. 과격하지도, 감정적이지도, 세속적이지도 않은 나름 고상한 선택 기준을 갖고 있음. 아마도 경험이나 교육에 의한 분별력으로 추정됨.

  • 절제된 현실주의:
    멍청한 감상주의, 값싼 온정주의, 상투적 가족주의, 이런 것들로 장사하려는 상업주의를 배격함. 문화적인 보수 성향이 있음. 지나치게 독창적인 책보다는, 절제력과 품격을 갖춘 것을 더 선호함.

당신은 출판시장에서 가장 보기 드문 취향 중 하나입니다. 분명한 취향 기준이 있음에도 워낙 점잖은 탓에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당신의 취향은 다음과 같은 작가들에게 끌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움베르트 에코
로마의 원형 경기장 시절부터, 인류는 줄곧 잔인한 구경거리를 좋아했다. 이런 소름 끼치는 고문에 대한 최초의 묘사 중 하나는 오비디우스에서 발견된다. 여기서 그는 아폴론이 한 음악 경연에서 사티로스인 마르시아스를 패배시킨 후 산 채로 그의 가죽을 벗겼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실러는 소름 끼치는 것에 대한 이 "자연적 성향"을 아주 잘 정의했다. 그리고 시대를 막론하고 처형이 벌어질 때면, 사람들은 그 장면을 구경하려고 항상 흥분해서 달려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만약 오늘날 우리가 스스로를 "문명화"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다만 영화관에서 유혈 낭자한 "스플래터" 영화를 우리에게 제공해 주기 때문일 텐데, 그 영화가 허구로서 제시되는 이상 관객들의 양심이 흔들릴 일은 없는 것이다.
- 추의 역사 中

김승옥
'바다가 가까이 있으니 항구로 발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럴 조건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수심(水深)이 얕은데다가 그런 얕은 바다를 몇 백 리나 밖으로 나가야만 비로소 수평선이 보이는 진짜 바다다운 바다가 나오는 곳이니까요.'
'그럼 역시 농촌이군요.'
'그렇지만 이렇다 할 평야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그 오륙만이 되는 인구가 어떻게들 살아가나요?'
'그러니까 그럭저럭 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닙니까?'
그들은 점잖게 소리내어 웃었다
- 무진기행 中

J.D. 샐린저
"나는 특히 목사라는 인간들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내가 다닌 학교에는 모두 목사가 잇었는데 모두들 설교를 할 때마다 억지로 꾸민 거룩한 목소리를 냈다. 나는 그것이 역겨웠다. 그들은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내면 품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억지 소리를 내는 것이 더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는 모양이었다. 또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설교가 모두 거짓으로 들린다는 것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 호밀밭의 파수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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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는 좋아하고, 김승옥이나 셀린저는 잘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문체인 건 맞는 듯.
별로 고상한 걸 추구하거나, 상업주의를 배격하는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a
'책이란 무릇 간결하고 정확한 내용이어야 함.' 이란 말에는 대공감.

근데 이거 도서 벨리에 보내도 되는 건가?

도르래 님의 의견에 대한 답글: 표현의 자유와 동성애 혐오 가타부타

그냥 제가 덧글을 썼던 그 글에 답변을 써 주셨어도 되었는데. ^^

어차피 이런 주제에 대한 저의 입장 정리도 필요하고 하니, 별도의 게시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1. 동성애공포증과 거세공포증

'동성애공포증'이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은 동성애자에게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굳어졌지만, 원래 의미는 정신병리학적 용어입니다. 광장공포증이나 강박증같은 계열이라고 봐도 좋죠.


'아무 이유가 없는데 싫어하는 건 편견'이라고 하셨지만, 전 그걸 편견이 아니라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예를 들자면, 쥐는 생전 처음 봤는데도 고양이를 무서워하고 사람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대개 뱀을 징그러워합니다. 지렁이는 인간에게 결코 해를 주지 않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걸 귀엽다고 느끼는 사람이 없죠. 이것이 편견이겠습니까 본능이겠습니까.


저는 동성애공포증은 거세공포증과 맞닿아있는 본능적인 혐오라고 생각합니다. 동성애공포증이 극단적으로 남자의 남자에대한 혐오로 나타나는 것은 그 이외에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동성애자의 성별을 떠나서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동성에애 더 호의적이며, 단순한 혐오가 아니라 공격적인 동성애공포증에 이른 이성애자라도 레즈비언에 대해서는 관용적이거나 오히려 호의적인 (혹은 성적 판타지를 가지고 접근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뚜렷한 경향성을 그냥 '이유가 없다'라고 넘어가서는,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사이의 완전한 화합은 불가능합니다. 이유를 찾아야죠.
그리고 남성의 남성에 대한 성적인 공포로 요약될 수 있는 동성애공포증은, 그 근간에 거세 공포증이 도사리고 있다 것으로 잘 설명할 수 있습니다.


동성애자들은 지금까지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연구를 했고, 그 결과가 선천적인 성향 설이니 취향 설이니 기타 등등 여러가지 동성애 이론들입니다. 그런데 왜 그런 '정당화'가 필요했을까요. 이성애자들이 동성애를 정당하게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 정당하게 보지 않았을까요.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면, 동성애는 항상 사회의 극렬한 저항을 받았습니다. 인류를 조종하는 무슨 비밀 결사라도 있어서, 동성애를 배척하려는 교육을 한 걸까요.


'아무 이유 없이 싫어하는 건 편견'이라는 생각은 편견입니다. 세상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와 원인을 찾고, 이해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 이성을 가진 사람의 역할입니다.


동성애 옹호론자들은, 누구에게도 배우지 않았는데 동성애를 싫어하게 된 많은 사람들을 두고, '동성애를 싫어하는 것은 잘못된 학습의 결과'라고 말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와 완전히 동일한 논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습니다. 바로 '동성애에 빠지는 것은 잘못된 학습의 결과'라는 말입니다. 동성애자 옹호론자은 자신의 성향이 '잘못된 학습'이라는 것에 크게 반발하면서, 동성애 혐오자의 성향에 대해서는 그들이 겪어온 것과 완전히 동일한 논리로 잘못되었다고 말합니다. 역지사지의 정신은 어디로 간 것입니까. 자신들이 이해받지 못하는 설움에 그렇게 사무쳐 있으면서, 왜 이성애자들의 기분은 이해하려 하지 않습니까.

 


2. 동성애와 동성애자의 분리.


동성애 혐오자들이 그 혐오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리고 동성애자들이 그런 혐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성애 혐오와 동성애자 혐오를 분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이것은 진짜 동성애 혐오자에게는 그냥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자신의 동성애 혐오를 표면적인 행동에서 분리해냄으로서 '이유없는 혐오'를 품지 않는 이성적인 사람인 척 하는 것 뿐입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집단적 계층으로서의 동성애자는 싫지 않은데 동성애는 싫다는 게 말이 안 됨을 알 수 있습니다.


낙지를 먹지 않는 영미인에게, 나는 꿈틀거리는 산낙지를 씹어먹는다고 말해 보십시오.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파리 구더기를 먹는 아마존 원주민에게 우리가 어떤 느낌을 가지고 대하게 되는지. 어떤 사람의 행동과 그 자신의 정체성을 분리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점심으로 구더기를 먹은 사람에게 일그러진 표정을 보이지 않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존중이지, 그런 행위를 한 사람 자체가 싫지 않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흔한 예로'이빨에 낀 고춧가루 때문에 정나미가 떨어진다'는 사람도 있죠.
앞선 덧글에서 담배 얘기를 했습니다만 담배 냄새가 싫으면 담배피는 사람도 꺼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나누면, 저는 흡연자가 싫습니다.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말하자면, '흡연자가 싫다'는 것이 흡연자하고 상종도 안 하겠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것은 다만 그사람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데 걸림돌이 하나 더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몸냄새가 심한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보통 사람은 그 사람과 사귀는 걸 꺼릴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치있고 똑똑해서 같이 놀면 웃기는 얘기도 많이 하고 하는 사람이라면, 많은 친구를 사귈 수도 있겠지요. 다른 예로, 키작은 남자나 못생긴 여자는 상대적으로 배우자를 찾는데 불리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이 평생 싱글로 지내냐 하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연애 상대를 찾는 데 약간 어려움을 겪을 뿐이지 좋은 인연은 얼마든지 만날 수 있지요. 제가 말하는, 그리고 (동성애공포증이 아닌) 보통 동성애 혐오자의 동성애자가 싫다는 것도 그런 의미입니다.


동성애 혐오자들은 자신들의 혐오감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기 위해 '동성애는 싫지만 동성애는 싫어하지 않는다'는 소릴 하는 것 뿐입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만 오타쿠는 아니라구요'와 정확히 동치입니다.동성애자가 전혀 싫지 않다면, '나에게 동성애를 요구하지만 않으면' 따위의 조건을 걸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 말이 사실이라면 혹여 동성애를 구하는 얘기를 듣더라도  마음 속에 한 점의 꺼림칙함도 없이 쾌활하게,'나는 이성애자라서 들어줄수 없습니다. 미안해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동성애 혐오자들은, 상대로부터 동성애를 요구받는 순간 '내가 저 사람에게 덮쳐질 것인가 아닌가'를 무의식 중에 빛의 속도로 헤아려 본 다음,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나서야 웃으면서 넘길 수 있을 겁니다.
이건 모든 남자들을 잠재적인 성 범죄자로 생각하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사고방식과 비슷한 겁니다. 오해받는 남자는 황당하겠지만, 그들에겐 그게 본능입니다. 오해하는 사람이 남자다보니 여자처럼 수동적으로 피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공격적인 태도로 나오는 것 뿐이지요.


반면 동성애자들은, 이런 표면적인 표현만으로라도 충분히 고마워할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속으로의 생각이야 어떻든, 일단 겉으로 동성애자를 싫어하지 ㅋ않는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만한 일입니다. 그렇게 신사적으로 나오는 동성애 혐오자를 동성애자들의 편으로 끌어들이거나, 최소한 중립적인 선에서 서로 건드리지 말자고 타협할 수 있다면, 이율배반적인 말이라도 고맙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요약하자면, 현실적인 처우 개선 면에서 '동성애도 동성애자도 다 싫어한다'보다는 '동성애는 싫어하지만 동성애자는 싫어하지 않는다'가 훨씬 낫기 때문에, 그리고 모든 사람이 그 정도만 해 줘도 당장의 여건이 훨씬 나아지므로, 동성애자들은 그런 앞뒤가 안맞는 표현도 고맙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동성애자들이 아무리 마음이 넓다고 해도 '동성애가 싫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평가절하 하는 말이 그리 기쁘게 받아들여지진 않겠지요. 건담 팬에게 '나는 건담이 싫다'고만 해도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을텐데, 하물며 동성애야 오죽하겠습니까.


 

2. 문제의 핵심: 표현의 자유


사실 이런 논란이 일어나게 된 핵심 이유는 블로그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되느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덧글에서 말했지만, 저는 블로그가 담장 없는 마당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라로 섹스하는 것은 안 되지만, 수영복 입고 선탠하는 정도는 가능한.
그리고 '동성애/동성애자가 싫다'는 것은 그 수영복 입고 있는 수준도 안 된다고 봅니다. 블로그에는 이보다 훨씬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공격적인 글들, 혹은 완전히 잘못된 지식을 전파하여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글이 자주 올라오는데, 그것을 가지고 표현의 자유를 논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도르래 님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표현의 자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그 예로 불쾌감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드셨는데, '싫다'와 '죽이고 싶다' 중에 어떤 것이 더 과격한 표현이고 더 불쾌감을 주는지는 명백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싫다'는 표현이 과연 '피해'라고 할만큼 상대방에게 극단적 불쾌감을 주는 표현인지도 의문입니다.


'호모새끼들 다 죽어버려!' 같은 과격한 표현은 물론 문제가 있지요. 하지만 그런 공격적 언사와 그냥 '싫다'는 말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쥐명박 죽이고 싶다는 말은 괜찮고 나는 동성애자가 싫어요는 안된다는 것은, 절대로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소수자 권익 보호의 문제일 뿐이죠. 흔해빠진 파리는 얼마든지 잡아죽여도 되지만 멸종 위기 야생동물은 사냥이 허가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문제는 사냥이라는 행위 자체의 정당성이 아니라 '누구를 죽이냐'라는 대상에 대한 배려인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사회적 약자인 동성애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동성애자가 싫다는 표현을 하지 말자는 주장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무언가/누군가를 공개적으로 싫다고 할 자유는 없다' 는 말에는 단호히 반대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세상에서 배제시키고 싶어하며, 그것을 위해 (타인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 안에서) 행동할 자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완전한 평등이 이루어지면 싫다는 말을 해도 된다'라고 하지만, 대상이 누가 되고 주제가 무엇이 되었건 간에 완전한 평등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것이고, 남에게 전혀 피해를 끼치지 않고 산다는 것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소비하는 자원만큼 남에게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매일 쉴 새 없이 호흡을 하며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내지요.)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타인이 쉽게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피해를 끼치는 선에서 자신의 행동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런 권리의 극단적인 예로는,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고 열심히 외치는 기독교도들의 선교 활동이 있겠군요.


 

3. 덧붙여서, 인종 혐오에 대해.


저는 덧글에서 인종 혐오도 거론했는데, 백인의 흑인에 대한 세계적인 규모의 인종 차별이 있기 전에도 거의 모든 인간 사회에서 다른 인종에 대한 혐오는 있어 왔습니다. 중국에서는 드물게 보는 서양인을 '적모귀', 혹은 '홍귀'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걸 '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배척'에 가깝지요. 저는 이것을 자신과 비슷한 혈족 집단을 보호하기 위해 발생한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벌레보다는 파충류를, 파충류보다는 포유류를, 그중에서도 유인원을, 그리고 다시 인간을, 자기 종족을, 민족을, 자기 가족을 중시하지요. 도르래님 표현대로라면 '이유 없이'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인간의, 더 나아가 집단 생활을 하는 거의 모든 동물들의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4. 또 덧붙여서, 동인녀들의 호모 선호.


호모란 말은 동성애자가 싫어한다고 하지만 의학 용어기도 하고, 동인녀들은 대놓고 '호모로운' '호모스러운' 같은 말을 해 대니까 그냥 쓰겠습니다.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이상 '당연히' 이성애자로 간주하는 한국 사회에서, 남자 연예인 누구누구를 호모 커플로 짝지어놓고 희희낙락하는 동인녀들에 대해, 사람들은 손쉽게 표현의 자유를 용인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대상자들이 '호모'라고 소문이 나면 결코 좋은 꼴을 못 볼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죠. 연예인들 자신이 이성애자라 치고, 자칭 팬이라는 사람들이 자신을 등장시켜서 '호모로운' 행동을 적나라하게 하는 소설을 쓰는 것에 대해 당사자들은 어떤 느낌을 가질까요. 자신이 얼마나 인기 있는지 알기 위해 자기 이름으로 검색해 봤다가 그런 '호모로운 소설의 주인공으로 나온 자신을 접하게 되었을 때의 느낌을 생각해 본 적 있으십니까. 그런 표현은 거의 아무런 지적도 받지 않는 채 거론되는데, 불특정 다수에 대한 '나는 동성애가 싫어요'라는 말에 대해서만 유독 '그런 표현을 할 자유는 없다'고 말할 근거가 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앞서 말했지만, 저는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소수 약자의 보호가 명분인 경우에는 동성애 혐오 표현을 제한하는데 동의합니다.



6. 마지막으로 덧붙여서, 블로거들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아전인수에 대해.


바로 얼마전 오타쿠에게 오타쿠라고 부르면 싫어하니까 오타쿠라고 부르지 말아달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그 글에 대한 주된 반응은, '니가 오타쿠라는 말을 들을만 하니까 그렇게 부르는 거지'라는 무시와 비하였습니다. 오타쿠와 동성애자는 뭐가 그렇게 달라서 사람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였을까요.

또다른 예로, 44kg 녀의 다이어트 글이 올라왔을 때, 그런 글은 미의 척도를 왜곡시키고 건강을 해쳐가며 외모에 집착하는 풍조를 가져온다며 비난하는 글들이 나왔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동성애자 혐오를 말할 권리는 없다'고 주장하는 블로거 중 상당수는, '남이사 건강을 해치는 풍조를 조장하든 말든 타인이 간섭할 권리는 없다'는 식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왜곡된 미의식과 건강관을 불러일으켜 건강을 해치게 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동성애가 싫다는 표현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그냥 자기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한 이중 잣대에 불과합니다.


저에게 이런 행태는 유리한 경우에만 '정치적으로 올바르기 위해' 즉 자신이 잘난 사람이라고 과시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자기에게 편리한 논리를 갖다 붙이는 아전인수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동물 퍼즐 시리즈] 개미 모형

다이소에서 1000원 주고 산 나무 모형입니다.

'동물 퍼즐' 시리즈라고 하더군요. 가격 대비 훌륭한 물건.

크기는 당연히 실물 개미보다 훨씬 큽니다. 축척으로는 대략 20/1 정도?

 

옆에서 본 모습

앞에서



이번엔 위에서




전에 만들었던 다른 모형들과 함께.


동물 퍼즐 시리즈는 총 10개가 있는데, 중국산이라서인지 퍼즐이라는 말처럼 딱딱 끼워맞춰지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펭귄, 다람쥐, 백조, 개미를 만들었는데, 유일하게 개미만 딱딱 끼워 맞춰지고, 나머지는 모두 목공 본드가 필요했습니다.

그래도 만들고 나서 지저분하게 나무 가루가 쏟아지는 것 빼곤 꽤 즐겁게 만들 수 있네요.


[HGAB-001] 단바인 모형

HGAB-001은 형식번호가 아니고 플라모델 상품 번호입니다. 판타지 배경의 단바인에 형식 번호가 붙을 리 없죠.


참고로 같은 시리즈의 002~003은 머리하고 사출색만 바뀐 단바인 토드 기, 토카막 기입니다. 이건 원작에서조차 그냥 색놀이에 불과한데, 무슨 이유로 머리모양까지 바꿔서 출시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단바인 팬 중에는 매니아가 많으니까, 도색파들 위한 배려였을까요. 단순 색놀이로는 도색파에게 전혀 어필하지 못할테니 말입니다.


하여간 구판에서 일신하여 HG급으로 나온 놈인데, 품질은 미묘합니다. HGUC보다는 약간 떨어지고, 구판보다는 훨씬 나은 느낌이죠. HGAB에서 AB는 오라 배틀러의 약자로, 별도의 등급 카테고리를 가진 만큼 나름 HGUC 수준으로 야심차게 만들어 보려고 했었던 것 같지만... 소수 매니아 상대 장사가 늘 그렇듯, 오래 가지 못하고 시리즈008번에서 멈춰버렸죠.


성전사 단바인 애니메이션과 오라 배틀러 디자인을 좋아하는 팬으로서는 무척 아쉽습니다.




이제 사진 나갑니다.

 


우선 정면
무릎과 하박 외에는 접합선은 거의 가려져 있습니다. 이 정도면 일반 HG로서는 합격선.
다만 좀 어벙해 보이는 프로포션이 문제인데, 종아리에 비해 짧은 허벅지가 원인입니다. 롱다리로 만들기 위해 허벅지를 상대적으로 짧게 리파인한다는 평이한 발상으로 인해, 고관절에 골반까지 포함되어 있어  상당히 길어야 할 허벅지가 짜리몽땅해졌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엉덩이까지 포함한 부분이라 한참 길어야 하는데, 골반이 스커트로 되어 있는 건담 계열의 허벅지처럼 줄여버렸으니 프로포션이 이상해진 것이죠.
그리고 그 결과는 상대적인 상체의 거대화. 특히 팔이 무릎까지 내려와버려서 롱다리고 뭐고, 완전히 고릴라가 되어버렸습니다.


참고로 날개는 저게 가장 오므린 상태입니다. 좀 어벙하긴 하지만, 어차피 컨버터가 크니 격납 상태라 하더라도 저 이상 오므릴 필요는 없겠죠.


프로포션 외에 딴지를 걸자면, 등에 달린 오라 컨버터가 멋대로 각 져 있다는 점 정도가 불만입니다.
허벅지의 검은 분할선이 원래는 둔각 ㄱ자 모양으로 한 번 꺾여야 하는데, 팔각형처럼 두 번 꺾여있다는 것과 각진 무릎 보호대도 마음에 안 들지만, 이건 원작하고 다르게 만들어 보겠다고 리파인한 결과이므로 패스. (라지만 설명서에 들어있는 리파인 설정화와는 또 많은 부분이 달라서, 그냥 반다이 입맛대로라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약간 옆에서 본 모습.
옆구리의 녹색 스티커가 튑니다. 설정 상 강수의 외피를 가공하여 만드므로, 금속보다는 거친 가죽이나 윤기 없는 곤충 껍질 느낌이 나야 하는데, 이런 반짝이 스티커는 좀 그렇죠.
하지만 이 정도 면적에 마커질을 예쁘게 할 자신이 없어 그냥 스티커로 처리했습니다.

 


조립하고 남은 스티커. 및 부품들.
스티커 보면 알 수 있지만 부분 도색할 부분이 꽤 많이 있죠.

팔다리 기저부, 눈, 무릎 뒤의 분홍색 부분들은 전부 마커질입니다. 다행히 설정 상 분홍색 색깔이 샤아 핑크하고 비슷해서 위화감이 없었습니다.
그 외에 옆구리 감시창과 이마 v 문양에는 노랑 마커 칠을 했고, 스티커에는 없지만 검은색으로 드러난 접합선이나 탄피 배출구, 오라 컨버터 노즐 등은 팬텀 그레이로 칠해주었습니다.


옵션 부품은 무척 부실한 편인데, 장착된 검과 오라 샷을 제외하면 남는 부품은 칼을 쥘 수 있는 좌우 손 뿐. 근데 칼을 든 손이든 안 든 손이든 손가락을 어중간하게 편 상태여서, 좀 마음에 안 듭니다. 필요도 없는 칼 잡는 왼손 대신 제대로 힘 주고 칼을 든 주먹손이라도 하나 넣어주지.


그리고 조립을 틀리게 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찝찝하게 폴리캡 하나가 남더군요. 쩝.

 


보조 무장인 오랴 샷.
꼭 방패처럼도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원거리 무장일 뿐 방패로 쓰는 일은 없습니다. 실제로 이런 화기를 방패처럼 썼다간 폭발해서 팔이 날아가겠죠. 후기에 개발된 오라 배틀러 중에는 방패에 화기를 내장한 무개념들도 몇몇 나옵니다만.


팔에 연결되는 장착부와, 탄창은 지온 그레이로 칠해준 부분입니다. 지온 그레이는 그 밖에도 오라 컨버터와 동체의 연결부에도 칠했습니다.


장착부 안쪽에 밑색이 드러난 부분은 팔에 맞추느라 줄로 깎아낸 곳입니다. 금형 한계상 일직선으로 되어 있는데, 그대로는 팔에 끼워넣기만 힘들 뿐 고정이 안 되어 젓가락으로 총각무 집는 것처럼 쑥쑥 잘 빠집니다. 이렇게 안쪽을 살살 갈아내서 원형을 감싸듯이 만들어 주면 잘 고정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일부러 그러라고 만든 것처럼 그 부분만 이상하게 살이 두툼하기도 합니다.

 


주 무장인 오라 소드와 칼 잡는 손.
칼에는 돌기가, 손에는 홈이 나 있어서 끼울 수 있게 되어 있는데... 크기 자체는 적당하게 잘 들어맞지만 손 부품이 연질이라 결합력이 약할 뿐만 아니라, 손가락도 꽉 쥔 형태가 아니라서 자세 잡다 보면 수시로 빠집니다.
지가 무슨 소드 마스터라고 손에 힘 빼고 슬며시 들고 있는건지, 결합력 뿐만이니라 모양도 애매해서 힘찬 격투 자세를 잡기도 거시기합니다.

 


달롱넷식 가동성 테스트.
사진이 흐리게 나왔네요. 폰카로는 초점이 잘 맞았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좀 어렵습니다.
팔다리는 정직한 90도 수준으로 평범한데, 디자인 특성상 허벅지는 고관절이 아니라 어깨에 닿을 때까지 거의 180도 정도로 미친듯이 올라갑니다.


단바인 특유의 닭발은 발가락은 가동 안 되지만 발목은 그럭저럭 움직이고, 보기보다는 접지력이 좋습다.
사진에선 안 보이지만 발톱하고 같이 상아색으로 사출된 발바닥은 자쿠 몸통에 쓰는 진녹색으로 칠해주었네요.

 


뒷모습.
단바인은 등, 컨버터의 노즐과 방향타 (곤충 날개)가 합쳐져서 꽤 멋진 뒷태가 연출되죠. 하지만 안습의 초점...


종아리의 슬릿은 설명서에는 분홍색으로 칠하라고 되어 있지만, 그냥 놔 뒀습니다. 너무 튀어서 보기 흉하고, 원작 설정에도 거기는 따로 색이 분할되어 있지 않습니다.

 

 


일명 꽃따는 포즈.
프라코 쿄시로는 아니었던 것 같고... 하여간 프라모델/디오라마 만드는 만화에서 형상기억 합금을 이용해 단바인이 꽃에서 튀어나오게 연출한 장면이 나오죠. 그걸 따라해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칼 든 자세.
이렇게 칼을 헐렁하게 쥐니 싸우기 전에 폼만 재는 자세가 나올 뿐, 본격적으로 싸움하는 모습을 취하긴 무리입니다.

덧붙여 손등에 있는 손톱은 저 상태가 최대로 편 것이지만, 구부리면 손목을 안쪽 끝까지 밀어낼 정도로 많이 굽혀집니다. 별로 의미는 없지만요.

 



총평하면 조립감이라든가, '장난감으로서의' 품질은 고만고만한 HG 수준인데, 원작 재현성 면에서는 좀 그렇습니다.


어깨의 파이프나 팔꿈치, 무릎 관절에 연질 부품을 사용하는 등 나름대로 신경쓴 모습도 보이지만, 원작과 다르게 각진 리파인, 특히 둥글둥글해야 할 팔다리의 분홍색 포인트가 딱딱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나온 것 등은 좋게 보기가 힘들죠.


크기 면에서도, 축척이 1/72니까 1/144인 건담 계열에 비해 2배이지만, 설정 상 크기가 거의 1/3이므로 그보다 훨씬 작아야 할 텐데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재 보니까 뿔까지는 14cm, 머리까지는 12cm 정도인데, 설정 상 '전체 높이'가 6.9m인 걸 생각하면 거의 1/50 정도 되는 오버 스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좋게 봐줘서 머리 높이라고 해도 1/60 이상이니 1/72와는 크게 차이가 있습니다.

결국 좋은 점도 많지만 나쁜 점도 많고, 그냥 단바인이라는 희소성 있는 물건이 HG라는 등급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나왔다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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