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벅지 관련 생각 정리.

대단한 건 아니고, 그냥 말들이 나도는 김에 내 생각 정리.


1. 꿀벅지는 성적 의미가 충만한 단어가 맞다.
그냥 탐스럽든 핥고 싶든 애액을 의미하든, 그게 단순한 '신체적 건강'을 의미하는 게 아닌 건 분명하니까.
'꿀'이란 단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성애의 의미가 들어 있었고, 그걸 부정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2. 언론이 그런 자극적인 단어를 쓰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맞다.
그런데 그냥 쓰잖아? 성적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언론이 그런 자극적인 단어를 안 쓴 적이 얼마나 되나? 대표적인 걸로 세금 폭탄 같은 말을 들 수 있겠다. 이기적 몸매니 뭐니도 마찬가지.
사회를 정화하는 게 언론이라면, 언론을 정화하는 건 소비자인 대중들이다. 자극적인 단어를 쓸 수록 구독율이 높아진다면 당연히 그런 단어들의 사용 빈도가 높아질 수 밖에.


3. 근데 원래 글은 언론이 쓰는 것 가지고 뭐라 하는 게 아니다.
원문은 아무리 봐도 언론의 부적절한 표현을 가지고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짐승같은 수컷들이 우리 여성님들을 보고 핥핥대는 거 싫거든?'이다. 이러니 꼴페미라는 말이 나오고 성폭력이니 성희롱이니가 나오고 이중잣대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애초에 분노의 표적과 이론적인 슬로건을 냉철하게 분리하지 않은 게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막 까여도 된다는 건 아니고. 다들 자기 감정이나 주장을 자유롭게 얘기하기 위해 블로그를 쓰는 거잖아.
블로그에 사적인 감정을 내뱉었다고 두들겨 대는 것 보다는 언론 기사에 덧글 하나 다는 게 백 배 더 건설적이다.


4. 꿀벅지 혐오자(?)들이 이중 잣대를 가진 건 맞는데, 성적인 면에서는 누구나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잖아?
꿀벅지 혐오자 중 누군가가 고양이들 털고르기 동영상 가지고 '미소년들의 핥핥핥'이라며 항가 거리는 것도 봤다.
보기에 약간 좀 그렇긴 하지만, 그 정도 취향은 존중해 줘야지. 나한테 직접적으로 들이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널려있는 게시글 중에 몇 개가 내 취향에 안 맞는 것 정도는 이해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잖아.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내 입맛에 맞는 것들로만 채워진다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남녀의 성 역할 상, 남녀가 가지는 성적인 의미도 완전히 동등해질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모든 남자가 여자같은 성 행동을 하면 당장 여자들이 답답해할 걸. (남자들이야 뭐 답답한 정도가 아니라 이미 숨이 넘어갔겠지)
반대로 여자들이 남성적인 성 행동을 한다면 일부 좋아하는 남자가 있을지는 몰라도 대부분 남자들은 두 손 두 발 다 들고 염통이 잿가루가 될 때까지 질투심에 불탈 거다.


사실 이중 잣대는 개인과 사회의 적절한 건전성을 위해 꼭 필요한 거다.
남녀를 완전히 동일한 잣대를 두고 따지기 시작하면 골치아프다.  일반적인 예의범절이나 풍속, 습관은 물론이고, 운동이나 학력, 교육 같은 것도 뒤죽박죽 뭐가 옳은 건지 알 수 없게 된다.
운동 경기 대부분은 남녀를 나누는 게 보편화되어 있는데, 이건 남녀 차별이 아닌가? 체력적으로 여자가 '열등' 한 것을 인정해서 그런 것이라면, '정신적'으로는 거의 동등하게 보는 각종 학력 검정은 어떻게 보아야 하나? 남녀 간의 정신 능력 차이가 확연하다는 연구 결과가 한참 쌓여 있는데? 그런 걸 무시하고 '정신적으로는 동등' 하다고 하면, 육체적으로 열악한데 정신적으로 동등한 여자를 열등하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등등 따지고 보면 끝이 없다.


중요한 건(실질적이고 제도적이고를 떠나서) 평등보다는 화합과 행복이다. 남녀가 모두 행복하고 즐겁게 살면 그걸로 좋은 거다.
평등이니 자유니 민주니 자본이니 하는 건 모두 그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그리고 극도의 불행을 최소화하는 것. 사회 전체의 행복량을 증가시키는 게 '사회적인' 도덕관의 최고 목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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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혼 | 2009/09/23 14:47 | 가타부타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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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달고은술 at 2009/09/23 19:52
불편한 단어긴 해요. 그 단어 쓰인 거 볼 때마다 외간남자가 허벅지를 할짝할짝 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게다가 그 단어는 여성으로서의 존중감 보다는 성욕처리기구를 대하는 그런 시선이라서 더 불쾌해요.
Commented by 르혼 at 2009/09/24 09:36
음. 그래. 반대로 초컬렛 복근이란 말은, 객관적인 함의는 동등하다 할지라도, 그 말을 듣고 (자기 복근에 대한 열등감 같은 게 아닌 이상) 불쾌감을 느낄 남자는 거의 없다는 게 바로 성 역할의 차이지. 그런 차이가 있으니 이중 잣대가 통용될 수 있는 거고.
그래도 어쨌든 '사적인' 자리에서는 (듣는 사람을 성희롱할 의도가 아니라면)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런 차별적 단어가 한둘이 아니고, 그런 것도 넓게는 '문화 생활'의 일부니까. 문제는 언론에서 부주의하게 쓰는 건데, 그걸 지적한 원문이 비이성적이었던 게 탈이지.
Commented by 트린드리야 at 2009/09/23 22:46
아 왜 난 의견이 전혀 없지? ;;;;;
Commented by 르혼 at 2009/09/24 09:38
없으면 없는대로 살면 되는 거지.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자기 입장이라든가 의견이 다 있을 필요는 없잖아?

난 말고기 대중화 운동 같은 데 별로 입장이나 의견이 없어. 그렇다고 그게 문제인 건가.
Commented by 달고은술 at 2009/09/24 10:57
사실 나도 딱히 의견이 없었어. 기사 제목에 그런 단어보일 때마다 으이구 기자란 것들이.. 이러고 말았는데 최근 떡밥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니까 왜 보기 불편한 단어였던가를 생각해 본 것 뿐이지.
Commented by Hentai at 2009/10/25 21:40
남자는 국방의 의무를 이행해야만 하지만 여자는 그럴 필요 없다는 이중잣대가 이 나라의 건정성을 위해 꼭 필요한 거였군요 ㅋㅋㅋ 아 씨발 개같은 년들
Commented by 르혼 at 2009/10/25 22:16
건전성은 모르겠고, 전체 행복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여자들이 군대 가면 사회적으로 감당할 비용이 훨씬 늘어나고, 그 여자들하고 함께 사는 남자들도 피곤해집니다.

그냥 간단히 말해서, 저는 여자다운 여자가 좋아요. 남녀 간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에 전혀 차이가 없는 세상 따위, 별로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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