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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9   마이프린세스3 개발자 다이어리 2: 돌파구 [2]
마이프린세스3 개발자 다이어리 2: 돌파구

'다르게, 그러나 일관되게' 이것이 3편 개발진의 목표이자 숙제였다.


하지만 어떻게 시리즈의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전작과 차별화 것인가.

 

엔소니에서 나온 또다른 육성 시뮬레이션인 '스타 레볼루션'. KTF/LGT 출시 타이틀은 '스타를 만들자' 였다.



과외 선생이 키울 수 있는 것은 결국 '성적'에 불과하고, 이는 육성 시스템을 만들어내는데 심각한 제한을 주게 된다.

상식적으로 한 명의 과외 선생이 피아노를 가르치면 학생을 음악가로 키우고, 태권도를 가르치면 체육 교사가 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아버지는 딸을 키우고 싶은 대로 전문 학원에 보내버리면 되지만, 직접 가르치는 교사 입장이 되면 자기 전공 이상의 무언가를 육성한다는 것이 비현실적이 되는 것이다.


 





스타 레볼루션 양대 주인공인 미라와 유미. 듀엣으로, 미라가 메인 보컬, 유미가 댄스 담당이었다.
마이 프린세스 1의 주인공 그래픽이 하나 뿐이라 학생들이 몽땅 클론이 된 걸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



육성 시뮬레이션의 다른 중심축인 시나리오 역시 어느 정도 이상의 친밀한 관계를 갖는 스토리라인은 만들기 힘들다. 아무리 과외 아르바이트와 학생 사이라지만, 선생과 제자의 염문은 언제 어디서나 그리 좋은 눈길을 받지 못했고 특히 유교적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금기에 가깝다.



스타 레볼루션의 육성 메뉴. 정해진 기간에 일정을 채워 넣는 게 아니라, 육성 메뉴를 선택, 실행할 때마다 시간이 가는 시스템이었다.

거기서 눈을 돌린 것이 마이 프린세스 1 이후에 나왔던 육성 시뮬레이션 '스타 레볼루션'이었다.
아이돌 그룹 육성이라는, 말 그대로 연예 (연애가 아닌 연예) 시뮬레이션인 이 게임은, 변변찮은 기획사 매니저가 어쩌다 길거리에서 만난 두 소녀를 아이돌 그룹으로 키운다는 내용이었다.


섭외된 공연 시간에 맞추지 못하면 빼도 박도 못하고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정해진 간격 (월간/주간 등)에 맞춰 스케줄을 예약하는 방식이 아닌 그때그때 할 일을 결정하는 입력 방식이나, 공연 일정을 직접 섭외해야 하는 등 스케줄을 능동적으로 잡는 시스템이었고, 단순히 육성으로 수치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육성 메뉴를 실행할 때마다 차근차근 게이지를 축적해서 다 차면 신곡을 발표하게 되는 방식도 참신했다.

처음에는 인기가 낮아서 길거리 공연밖에 못하지만 능력치가 올라갈수록 더 크고 좋은 곳으로 섭외가 되어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작곡 메뉴를 실행하고 나오는 아주 간단한 미니 게임. 여기서 음표를 하나씩 맞추다가, 한 마디가 다 차게 되면 신곡을 발표한다.



이렇게 장점도 많은 게임이지만, 능력치 육성 외에 육성 게임의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이벤트 시나리오가 거의 전무하고, 육성 부분마저도 밸런스 조절에 실패해 웬만큼 대충 플레이 해도 엔딩 보기 전에 모든 능력치를 최고로 키울 수 있는 등 심각한 단점이 있어서 시장에서의 반응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전에 출시되었던 다른 게임과 제목이 중복되어 원제였던 '스타를 만들자'를 별 수 없이 '스타 레볼루션'이라는 다른 제목으로 출시하는 등 여러 가지로 불운했던 타이틀이었다.

 

다소 과격한 오프닝 이벤트. 그런데 엔딩을 제외하면 이게 시나리오 전부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구조적으로는 매우 훌륭했고, 적절한 시나리오만 넣으면 충분히 좋은 게임으로 재탄생될 수 있었다.
개발 환경도 많이 좋아져서 그 당시에는 치명적이었던 게임 용량도 문제가 되지 않으니 얼마든지 새롭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숨은 보석을 발견한 나는 '스타를 만들자'의 사실상 속편을 마이 프린세스의 후속작으로 만들 것을 제안했고, 처음에는 급격한 시리즈 변화에 회의적이었던 회사 내부의 의견도 때마침 미소녀 아이돌 열풍을 일으켰던 소녀시대의 성공 덕분에 긍정적으로 변화되어 갔다.

이렇게 해서 마이 프린세스 3는 앞서 말한 시리즈 전통의 3대 테마는 유지한 채 내용은 아이돌 육성이라는 본격 연예 시뮬레이션으로 제 자리를 찾게 된다.


그리고 사실상 속편이면서도 마이 프린세스라는 더 강력한 타이틀에 흡수당하는 덕분에 이름을 잇지 못하게 된 비운의 작품을 기리는 의미에서 주인공 아이돌 그룹의 이름을 '레볼루션'으로 짓게 되었다.

by 르혼 | 2009/05/29 13:36 | 책,영화,게임,공연, 음악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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